평창 패럴림픽, Possible Dreams




인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역사는 정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가? 철학자들도, 역사가들도 결코 풀지 못한 문제다. 인간은 언제나 잘못된 선택을 하기 마련이며 때론 이기적인 선택이 의도치 않게 역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신뢰와 믿음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는 사회주의의 실패로 인간을 피폐와 고통 속으로 빠트렸지만 그 과정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함을 이끌었다. 가난한 자, 몸이 불편한 자에게는 더 가진 자, 더 일을 할 수 있는 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인류에게 남겼다. 역사란 그런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그 방법이 무조건 옳을 수 만은 없겠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인류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기에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제법 무겁다. 88년 개최됐던 패럴림픽은 더 이상 올림픽 게임과 패럴림픽 게임이 별개의 행사가 아닌, 어떤 형태로든 열정을 가진 모든 인간이 각자만의 방법으로 자신이 짊어질 수 있는 무게를 등에 올리고 세계인과 함께 모여 같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미소 양국의 격렬했던 냉전의 시대가 그 빛을 잃고 저물어가던 시대, 누구도 승자는 없고 오직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우고 함께 갈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했던 시대. 그렇게 냉전은 끝이 났다.

그 뒤로 30년이 흘렀다. 아직도 세상은 우리가 그리던 유토피아가 아니다. 유토피아가 오는 날이 올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끝은 핵전쟁으로 말미암은 멸절일 것이라 점치는 사람들이 있다. 우경화의 시대에서 납득 가능한 예상이다. 경쟁과 탐욕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탐욕은 인간을 부유하게 할 것이며 그 부유를 추구하는 인간은 더욱 더 탐욕을 찾아 달려나갈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을 밀쳐버리고 누구보다 먼저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어쩌면 인간에게 희망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방법으로든 인간은 악을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 태초에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본성일테니까.

하지만 2018년 개최된 평창 패럴림픽 게임은 다시금 우리에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할 것이며 인류는 핵전쟁을 통해 멸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쟁과 싸움은 더 이상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를 스스로 파괴할 뿐이라고, 그렇기에 더 이상의 싸움은 무의미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이소정 양과 함께 출연한 학생들의 수화 공연은 우리에게 다양성을 인정하고 새로운 시대 앞에 서야함을 말한다. 배려라는 관용의 미덕을 넘어서, 이제 우리는 다양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해야함을 전달한다. 잡히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를 포기해선 안됨을, 이상을 이룩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해선 안됨을. 안개낀 길에도 멈추지 말고 걸어가고 구름이 끼었어도 겁 먹지 말라 이야기한다. 바람이 불어올 것이고 반짝이며 빛이 날 것이기에. 어떻게든 인류는 무엇인가를 배울 것이고, 그것이 인류를 진보케 할 것이다. 비록 느릴지언정,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더디게 나아갈지라도 말이다.

"보이지 않아도 그 별은 있네. 잡히지 않아도 바람이 되어 불어오네.
구름이 가려도 태양은 빛나네. 내 가슴 속 안에도 반짝거리며 설레게 하는 것들.
가끔은 부딪히고 넘어지기도 해. 하지만 툭툭 털고 여기 하나 되어-

보이지 않아도 그 별은 있네. 잡히지 않아도 바람이 되어 불어오네.
구름이 가려도 태양은 빛나네. 우리 가슴 속에도 빛나는 꿈이 있다네. 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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